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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안교육기관법 통과의 의미와 전망

한국교육의 대안 교육대안연구소 2021. 2. 22. 14:57

대안교육기관법 통과의 의미와 전망

 

 

대안교육기관법 통과의 의미와 전망

 

이종철 박사(교육대안연구소 부소장)

 

 

기쁜 소식

 

2020년 12월 9일,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약칭: ‘대안교육기관법’)이 통과되었다.

몇 차례 국회를 지나며 지속적으로 시도되었던 일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이 법의 통과로 인해 현재 미인가로 운영되고 있던 많은 기독교대안학교들이 ‘등록’을 통해 합법적인 지위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엄청난 일이 일어나기까지 수고하신 모든 분들의 수고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법제화의 역사

 

대안교육 법제화는 이번이 3차 법제화다. 1차 법제화를 통해 법적 지위를 얻은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들(예: 두레자연중고등학교, 세인고등학교 등)은 학력도 인정되고, 재정도 지원되고 있다. 특성화중학교와 특성화고등학교에 대한 법적 지위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76조와 91조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 학교들은 국가 공교육 체제 안에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차 법제화를 통해 법적 지위를 얻은 ‘각종학교로서의 인가 대안학교’들(예: 광성드림학교, 여명학교 등)은 학력은 인정되지만, 재정 지원은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인가 대안학교들의 법적 지위는 ‘초중등교육법 제60조의 3’에 근거하고 있으며, ‘대안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에 이루어진 3차 법제화는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며, 통과된 법에 따르면 학력 인정이나 재정 지원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 최초 발의된 법안에는 학력 인정이나 재정 지원이 ‘가능하다’는 수준으로 기술되어 있었으나, 전문가들의 심의를 거치는 과정과 법이 통과되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제외되었다. 인가제인 2차 법제화와의 형평성 문제가 주된 이유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인가와 등록

 

2차 법제화와 3차 법제화의 가장 큰 차이는 ‘인가제’와 ‘등록제’의 차이다.

우리나라 현행법에서는 다양한 인허가 제도가 활용되고 있는데, 그 중 ‘인가’, ‘등록’, ‘신고’만 놓고 보면, 인가제가 가장 높은 수준이고, 신고제가 가장 낮은 수준, 등록제는 그 사이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법률적으로 ‘인가’는 ‘법률상의 효력을 얻는 것’이며, ‘등록’은 ‘존부(存否)를 공적으로 증명하는 것’, ‘신고’는 ‘존부를 행정청에 알리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3차 법제화를 ‘대안교육기관 등록제’라고 볼 때, 이는 2차 법제화의 ‘인가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예를 들어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학원’이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다(과외와 교습소 운영은 ‘신고제’이다).

 

이번에 등록되는 ‘대안교육기관’에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초중등교육법’ 제13조에서 명시한 ‘취학 의무’가 유예되며, (앞에 ‘대안교육기관’이라는 것을 밝히면) ‘학교’라는 명칭을 공적으로 쓸 수 있도록 허락되고 있기 때문에, 학원의 등록보다는 좀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도 있겠지만, ‘등록제’란 본래 제시된 기준에 따른 서류가 적절하다고 판단되면(존부가 공적으로 증명되면), 모든 등록에 대해 승인해 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볼 수 있다.


역사에서 배운다

 

법안은 이미 통과되었고, 이제 1년간 관련 시행령을 만드는 일이 남아 있다. 시행령을 만들면서 정부는 딜레마 상황을 느낄 것이다. 등록 기준을 높이자니 미인가 대안학교들이 대거 등록을 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것 같고, 기준을 낮추자니 각종 이상한 기관들이 대안학교로 등록하는 일이 발생할 것 같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정부 입장에서는 좀 더 안전하게 ‘인가제에 가까운 등록제’를 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역사를 살펴보면 ‘신고제에 가까운 등록제’를 해야만 이 법의 본래 취지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1차 법제화에 의한 ‘특성화 대안학교’의 수는 42개교이며, 2차 법제화에 의한 ‘인가 대안학교’의 수는 45개교이다. 그런데 이 2개의 법으로 인가되지 않은 ‘미인가 대안학교’의 수가 기독교대안학교만 230개 정도가 된다(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가 시행한 2016년 제3차 기독교대안학교 실태조사 결과 참조). 기독교학교가 아닌 대안학교 진영까지 합치면 최소 400개가 넘는 미인가 대안학교가 존재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400개의 학교는 왜 2차 법제화에 의한 ‘인가제’로 인가받지 않았을까? 이유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시설 기준 등의 문턱이 높기 때문이고, 또 다른 하나는 대안교육의 자율성이 침해당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는 이번 법제화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시 말하면, 3차 법제화에서도 ‘등록 기준’을 까다롭게 하면, 또다시 미인가 대안학교 중 일부만 등록이 되고, 나머지 학교들은 여전히 미인가 형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지금도 복잡한 대안교육 진영의 학교 체제가 더 복잡해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학력 인정도, 재정 지원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인가 대안학교들이 까다로운 등록 기준을 만족시키며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야 할 이유가 많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고 여전히 법 테두리 밖에 남겠다고 하는 대안교육기관들에게 법적 제재를 가하는 방식도 올바른 해법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번 법이 의미 있게 작동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대부분의 학교들이 등록할 수 있도록 하여, 전체 대안학교들과 그곳에 있는 우리 학생들을 확인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계도가 필요한 부분을 적절하게 보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법안의 의미와 향후 과제

 

이번 법안은 학부모의 교육(학교)선택권을 넓혀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의 공교육 체제에서 ‘사립학교’는 사실상 준공립화된 면이 있어서, 학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필요에 맞는 교육이나 학교를 선택할 권리가 많이 훼손되어 있었다. 대안학교들의 폭발적 성장은 바로 그런 학부모들의 교육권의 발현이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번 법으로 그 권리가 인정된 면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대안학교가 공교육의 대안제로 좀 더 자리를 잡을 필요가 있다.

아직도 대안학교에 대해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가는 곳 정도로 인식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것을 뛰어넘을 필요가 있다. 공교육이 나쁘지 않지만, 대안학교가 더 좋다고 여기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교육 선택지 중의 하나로 대안학교가 성장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대안교육 활성화 및 지원을 위한 법률’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안교육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학생 1인당 공교육비’의 일부가 제공되어야 한다. 해당 학교에 재정을 지원하기보다는 ‘평생교육계좌제’ 등을 활용하여, 해당 학생(학부모)에게 직접 지원하는 것이 국가 통제로부터 대안학교의 자율성을 지키는 더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더 나아가 초중등교육법 제12조에서 규정한 ‘의무교육’이 제13조에서 ‘취학의무’로 연결되고 있는 이 부분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초중등교육법 제13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보호하는 자녀 또는 아동을... 초등학교에 입학시켜야 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다니게 하여야 한다.’ 그리고 3항은 ‘...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년의 다음 학년 초에 그 자녀 또는 아동을 중학교에 입학시켜야 하고,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다니게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모든 국민은 의무교육 연령대에 있는 보호하는 자녀 또는 아동을 교육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해 공교육 학교에 보내거나,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을 할 수 있다’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연구소의 역할

 

대안교육기관법 통과를 그 시작으로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대안교육(학교)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며, 교육대안연구소는 이 일에 중요한 연구 및 연수, 운동 기능을 담당해 나가고자 한다. 때로는 대안학교의 적극적인 지지자로, 때로는 대안학교의 자성을 촉구하는 비판적 선지자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것이다.

 

대안교육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대안적인 교육을 추구하는 학부모들이 필요하다. 대안교육을 구현하는 학교와 교사가 길러지고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정책적으로는 대안교육의 문턱이 높지 않도록 학부모들의 재정적인 부담을 줄여나가야 하며, 학교들의 공공성이 담보되어 사회적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구소는 학부모교육 및 운동 사역을 지속하고, 교사와 학교들을 연수와 컨설팅으로 세우며, 정부 재정 정책에 변화가 생기도록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일에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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